


像这样的小事
이처럼 사소한 것들
114쪽의 조금은 작은 사이즈, 길지 않은, 간결한 스토리의 책입니다만, 그 속에 담긴 내용만큼은 깊고 무겁고 감동적인 책입니다. 국내에 이미 <맡겨진 소녀>로 깊은 인상을 안겨준 클레어 키건의 신작 <이처럼 사소한 것들>입니다.
이번 달 영화로도 개봉된다기에 기대 중이었는데 주변에 개봉관도 많지 않았고 개봉 기간 또한 짧아 결국 영화 관람은 못했어요. ㅠㅠ
이 책은 한 번 읽어서는 읽어내지 못하는 것들이 좀 있어요. 문장이 어렵다는 그런 단순한 이유가 아니라 (사실 문장 자체는 어렵지도 않아요), 작가가 이야기하고 픈것들을 꾹꾹 눌러 담아 그 의미를 압축해 하나의 단어로, 혹은 하나의 문장으로, 하나의 장면으로 담아냈기 때문입니다. 처음 읽을 때는 스치고 지나갔던, 정말 사소하고 사소한 것들 저변에 실은 아주 깊은 이야기와 고뇌가 담겨있다는 걸 뒤늦게 깨닫기도 하거든요. 아~ 그랬구나~하는 탄식이 뒤늦게야 나오는 ^^;;
소설은 작가와 작품 속 배경을 알고 읽으면 훨씬 많은 감상을 누릴 수 있다고 하지요. 이 작품은 허구이지만, 18세기부터 20세기말까지 아이랜드 정부의 비호 아래 수녀원이 운영한 시설 막달레나 세탁소 사건을 그 배경으로 합니다. 작품에 드러내 놓고 이 사건을 언급하지는 않아요. 중반 부분까지도 전혀 알아챌 수도 없었어요. 무얼 말하고 싶어서 전반부를 이리 길게 끌고 왔나 싶은 생각이 들 즈음 마지막 주인공의 결정 앞에서 그 고뇌를 깊이 이해하게 됩니다. 두 번째 읽을 때는 울컥하는 마음도 들더라고요. 그런 상황을 맞닥뜨리면 과연 나는 어떤 결정을 할 수 있을까? 내게도 그럴 용기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고요.
주인공의 결정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우리는 이미 예측 가능합니다. 하지만 세상의 어떤 일도 첫 균열의 힘이야말로 가장 큰 힘이라 생각합니다. 누군가 일으킨 첫 균열로 어떤 것이 작게든 크게든 변화될 수 있으니까요. 아무도 내지 못한 용기를 먼저 낸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죠.
저는 이 책을 중문판으로도 읽고 한글판으로도 읽었는데 번역의 느낌이 조금 다릅니다만 각각의 맛이 있습니다. 한글판에서는 번역가 홍한별 님이 적어주신 옮긴이의 길이 책을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되었어요. (그 덕분에 한글 번역가님이 번역을 위해 작가님과 소통하며 많이 애쓰셨구나 하는 느낌이 받았어요. 중문판에는 따로 옮긴이의 글은 없어요.
난이도는 위에 올려드린 본문 파일을 읽어보시고 직접 가늠해 보세요.